우주

under 단상 2009. 3. 10. 22:21

어떤 사람과의 만남을 나는 곧잘
하나의 우주를 만나는 것,
혹은 새로운 우주를 만드는 것으로 생각하곤 한다.

그것은 어떤 만남이 때론
완전히 새로운 세계를 열어준다는 의미에서도 그렇지만,
그 사람과 만든 우주에서는 그 사람이라는 공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.
그 사람과의 만남이 어그러진다는 것은, 그 사람과 만든 우주에서
내가 더 이상 숨을 쉴 수 없게 되는 것과도 같기 때문이다.
그건 마치 더 이상 그 사람이라는 공기가 존재하지 않는 우주에
내던져진 것과도 같으니까.
아니, 오히려 그 사람이라는 공기가 더 이상 내가 숨쉴 수 없는 공기가
되어 버린 것에 더 가까울지도 모르겠다.
그 공간에서 산소호흡기를 끼고 있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.
그 산소가 다 떨어진 후에는 결국, 그곳을 떠나는 것 말고는
별 다른 도리가 없다.

언제쯤, 떠날 필요가 없는 우주를 만날 수 있을까.



Posted by papyrus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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